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1960년대 소련군은 BM-21 다연장로켓의 한계를 느끼게되면서 대구경 다연장 로켓의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977년 BM-27 Uragan(우라간)이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BM-27는 등장하면서 세계 최강의 다연장로켓으로 불렸습니다. BM-27은 BM-21에 비해 한번에 발사하는 탄두가 적지만 그 한발 한발의 위력이 BM-21 122mm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구경의 220mm 로켓 발사대를 채용하였으며 그 무거운 탄두를 충분히 멀리 날려보낼 수 있을 만큼의 장약과 BM-21 122mm와는 다르게 탄의 비행을 안정시키고 사거리를 증대시킬 수 있는 Fin and Spin 안정 로켓탄을 사용하여 화력과 성능 모두가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BM-27는 당시 소련군 탄도 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사용되던 8*8 ZIL-135LM 트럭을 채용하였으며 BM-27와 함께 움직이는 9T452 탄약 수송 차량 덕분에 여분의 탄약을 보급하고 빠른 장전이 가능합니다. 미국은 정밀한 자주포를 선택한 반면 러시아는 BM-27를 필두로 강력하게 쏟아붓기 식 포병을 선택하였는데 현재까지도 러시아군의 다연장로켓 전력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이유입니다.

 

 

BM-27는 소련 붕괴 전 적의 비행장이나 주요 시설을 폭파할 목적으로 운용되면서, 한때는 1개 사단에서 72대가 운용될 정도로 러시아군의 주력 다연장로켓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BM-30에게 주력 다연장로켓 자리를 내주고 차차 후방으로 밀려나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국의 다연장로켓에 비하면 상당히 현대화되고 위협적인 전력입니다.

 

 

BM-27를 후방으로 밀어낸 BM-30 스메르치(Smerch)는 러시아어로 토네이도라고 불리며 미국의 다연장로켓 M270 MLRS에 대처하기 위해 1989년부터 실전배치 되었습니다. BM-30는 300mm라는 거대한 구경과 최고 70km, 개량형의 경우 100km에 달하는 긴 사정거리, 엄청난 파괴력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BM-30는 다연장 로켓 최초로 스스로 정찰을 해서 목표를 정하고 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R-90을 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달리고 30분 동안 70km 가까이를 찍으면서도 발사관에서 발사가 가능합니다. 미국의 MLRS와 비교하면 얼마나 엄청난 기술적 발전인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M270 MLRS와 비교되는 긴 사정거리, 엄청난 구경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화력, 자체적인 정찰기능 등을 가진 이유는 애시당초 BM-30이 기존의 다연장로켓들과 개념 및 임무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다연장로켓들은 전선에 대한 직접적인 화력지원을 담당했습니다. M270 MLRS도 냉전시절 바르샤바 조약기구군의 작전기동군 전술에 따른 대규모 기갑부대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BM-30은 임무 자체가 이런 전술적 수준이 아니라 전략적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전선에 대한 직접적인 화력지원도 가능하지만 BM-30의 핵심임무는 NATO의 야전비행장, 전선사령부, 후방 수리창 및 군수보급시설, 교통요지 및 병력집결지 등 전략적 수준의 타겟에 대한 제압이 주임무입니다.

 

 

이런 임무 때문에 서방세계는 핵 투사 수단으로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면서 BM-30이 가정했던 대규모 전면전 가능성은 낮아졌고, 당연히 후방의 핵심시설 타격을 목표로 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전술적인 전선 화력지원으로 주임무가 돌려졌는데, 화력이야 확실하지만 지나치게 긴 재장전시간 등으로 경쟁자인 M270 MLRS에 비해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곰사업 당시 차기 다연장과 관련하여 단 1문으로 북한군 포병부대쯤은 격멸시킬 수 있을만큼 강력한 BM-27과 BM-30를 도입할 계획이 있었으나 최소한의 부대단위 규모의 구매면 판매해도 샘플 형식으로는 안 판다는 것과 운영유지비를 포함한 예산 부족문제 때문에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우니나라가 소량만 사서 기술만 얻어내려는 움직임을 좋게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입을 못하면 복제를 해버리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중국! 지금 현재 중국은 PHL-03(혹은 03식) 300mm 다연장로켓이라는 짝퉁을 만들어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BM-30을 구매하고자 했으나 다른 나라엔 다 팔아도 중국엔 안 파는 러시아 때문에 다른 구소련 연방 출신 국가를 통해 표본을 얻어내서 짝퉁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2013년 북한에서 시험발사한 300mm급 로켓이 관측된 적이 있는데 BM-27/BM-30 혹은 동급의 무기체계가 북한에 넘어간 것으로 의심해봐야 할 듯 합니다. 북한은 이전에도 240mm의 대구경 다연장로켓을 대량 보유하고 있었기에 우리나라 입장에서 새삼스러운일은 아니지만 BM-30나 그 동급의 다연장무기를 배치한다면 부담스러운것은 분명합니다. 지금 현재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KN-09로 명명하기로 했고 중국에서 도입한 WS-1B의 데드 카피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