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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6월 11일, 평양 상공에 출격했던 미국의 F-51 무스탕기가 대공 포화에 맞아서 추락하게 됩니다. 결국 조종사는 무스탕을 대동강에 비상 착수시켰습니다. 불시착한 곳은 일본강정기 당시 대동강에 미쓰비시가 세운 제철소로 유명한 겸이포 인근 지역이었습니다. (현재는 북한 주요 제철소입니다.)

 

 

 

같이 출격했던 3기의 동료 조종사들은 상공을 돌며 추락 현장으로 접근하는 북한군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수원 기지의 본부로 긴급 구조 요청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 공군 제 3 항공 구조대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동강은 바다가 아니므로 구조 비행정이 아니라 구조 헬리콥터를 보내야 했었지만 빠르게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속도가 느린 H-19 헬리콥터로는 도저히 어두워지기 전에 구난 현장에 도착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두워진 후에 도착한다면 구조 작업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 공군은 헬리콥터 대신 구조 비행정을 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속도가 빠른 비행정이라면 그래도 물체 식별이 가능한 상황까지는 현장에 도착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겁니다. 비행정은 땅과 바다 양쪽에서 이착륙 할 수 있는 수륙 양용기입니다.

 

 

결단을 내린 구조 대장은 즉시 비행정 SA-16기를 현장으로 급파했습니다. 그리고 SA-16는 빠른 속도로 대동강 하류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해는 졌고 어두운 진한 땅거미가 대동강을 감싸 들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불시착 현장에서 선회하는 추락 조종사의 동료 조종사들과 계속 교신하며 대동강 상공에서 만나게 됩니다.

 

 

 

동료 조종사들은 격추된 조종사가 불시착한 지점을 대략 알았지만 비행정이 조종사를 픽업할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어둠속에서 과거 한 번도 비행정이 내린 일이 없었던 대동강에 착수(着水)를 하고 보이지도 않는 조종사를 구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설령 장애물이 없는 바다에서도 비행정이 야간에 착수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행정은 조심스럽게 하류에서부터 상류 쪽으로 기수를 내리고 물보라를 뿌리며 착수하였습니다. 북한군의 숨은 대공포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잉서 착륙등이나 기타 조명등을 사용하지 못했지만 안전하게 착수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격추된 조종사가 마지막으로 헤어치는 것이 발견된 지점에서 훨씬 상류에 착수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비행정은 다시 기수를 돌려서 하류 쪽으로 내려오며 사방을 탐색하였습니다. 어둠을 이용해서 좌우측 강변에 접근한 북한군이 마구 쏘아대는 총탄들이 수시로 기체를 때리는 소리를 들렸습니다. 그렇게 긴박한 상환에서 전방에 누군가가 후래쉬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은 조종사가 강변의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비행정이 착수하는 것을 보고 강에 다시 뛰어 들어 헤엄쳐 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조종사를 구출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제 남은건 북한군을 피해서 대동강을 빠져나가면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행정이 이수(離水)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대동강에는 강을 가로 질러서 많은 고압선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고압선을 보기위해 이륙등을 켠다면 사방에서 더 많은 북한군의 대공화기들이 공격할 것이 뻔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대동강 하류를 따라서 안전지대까지 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대동강에 미군 비행정이 내린 것을 아는 북한군이 하류 쪽에 중무기를 배치해놓고 대기하고 있을지도 몰랐습니다. 그때 상공에서 선회하고 있던 무스탕기 조종사 한 명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비행정보다 높은 곳에서 선회하고 있었던 무스탕기가 착륙등으로 탈출하는 비행정의 전방을 비춰주면서 조명을 켜지 못한 비행정이 무스탕기의 조명을 보며 이수를 위한 속도를 내었고 고압선을 무사히 통과하며 수면을 박차올라 이륙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렇게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비행정은 엄호했던 무스탕기들과 함께 기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비행정의 조종사 존 나자리안 중위는 이 작전으로 미국의 Distinguished Service Cross 라는 훈장을 받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 영웅적인 이 구출 작전이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못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