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대한민국은 휴전 이후 병역법에 의해 군 복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건장한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대한민국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현역병으로 입대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 성인이 되었음을 만끽하고 즐기는 20대 초반 나이에 2년 가까운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군 생활을 보내다 보면 너무 힘이 들거나 지칠 때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모님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군대에서 부모님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순간 10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0 입대하고 첫 불침번 근무 설 때

입대하고 적응도 덜 된 상태지만 새벽에 불침번이라는 군대 첫 근무를 서야되는 순간이 다가오게 됩니다. 불침번은 취침시간인 오후 10시부터 기상시간인 다음날 아침 6시까지(동절기 6시 30분) 근무를 하게 되는데 야간 돌발상황 발생시 신속한 조치를 위해 꼭 필요한 근무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도 적응이 안되었는데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서 근무를 서게 되면 '내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집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9 자대 배치 후 부모님과 첫 통화할 때

보통 보충대에서 부모님과 이별을 한 뒤 신병 훈련소에서 자대 배치를 받을 때까지 공중전화 근처도 가질 못합니다. 신병 훈련소에서 훈련을 정말 잘 받는다면 1~2명 정도는 포상으로 부모님과 짧게 통화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대부분 첫 통화는 부모님과 합니다.(여자친구와 먼저 통화하는 경우도 은근히 많습니다.) 오랜만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부모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훈련소에서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참았던 마음이 복받쳐 올라와 눈물이 가출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8 끝이 보이지 않는 행군을 할 때

신병 훈련소에서 어느정도 적응을 하고 '아 내가 정말 군인이 되었구나'라고 생각될 때 끝판왕 야간행군을 실시하게 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떠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20kg의 군장 무게만큼이나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져만 갑니다. 보통 신병 훈련소 야간행군은 8시간 정도 걸어야됩니다. 정말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고통을 참으며 걷다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 갑니다. 보충대 입구까지 마중나와서 눈물을 보이던 부모님의 얼굴이 자꾸 생각납니다.

 

 

 7 몸이 아픈데 눈치 보일 때

많은 군인들이 군대에서 가장 서러웠던 순간을 뽑으면 군대에서 아플 때입니다. 감기에 걸려 의무실이나 내무실에 누워 있으면 괜히 선임들 눈치도 보이고 마음이 불편합니다. 입대 전 내가 아플때 가장 많이 걱정해주며 병간호를 해주던 부모님 생각이 나서 남몰래 눈물을 쏟기도 합니다.

 

 6 식단표에 메뉴를 볼 때

요즘같이 춥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군인들은 정말 잘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근무나 훈련을 마치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식단표를 바라보았는데 싫어하는 메뉴만 가득하고 사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반찬(예를 들면 닭고기 무침)을 바라보면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었던 집밥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5 여자친구가 고무신 거꾸로 신었을 때

힘든 군 생활에 버팀목이었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고무신을 거꾸로 신게 되면 군대에 있는 남자가 받는 충격은 탄도 미사일을 맞은 것보다 더 큽니다. 남 몰래 눈물 쏙! 콧물 쏙! 다 빼고 나면 그제서야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되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전에 휴가를 나갔을 때마다 부모님과 함께 보냈던 시간은 없고 모두 여자친구하고만 시간을 보냈던 자신의 불효를 느끼기도 합니다.

 

 4 선임한테 혼나고 있을 때

물론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실수를 하게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선임병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특히 '죄송하면 군 생활 끝나냐?'라는 말을 들으면 끝난다고 말할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딱히 없기 때문에 가족 생각이 자주 나게 됩니다. 

 

 3 먼 곳을 바라보며 경계 근무 설 때

보통 2인 1조로 2명이 경계근무를 서게 되는데 주간에는 보통 수다를 자주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야간 경계근무를 나가게 되면 정말 아름다운 밤하늘 아래에서 근무를 서서 그런지 새벽 시간이라 감성이 폭발해서 그런지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센치한 기분으로 변합니다.

 

 2 아침에 기상할 때

군대에서 스트레스가 몰려오는 순간이 있는데 전투준비태세 상황 방송이 나올 때와 아침 기상나팔 소리를 들으며 일어나야 할 때입니다. 군대에서는 새벽에 불침번이나 경계 근무까지 서야 되기 때문에 몸이 더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에서 늦잠을 자고 있으면 어머니가 식사하라고 깨우던 잔소리도 그리워집니다.

 

 1 후임이나 동기가 가족면회 나갈 때

예를 들어 본집은 부산인데 군 생활하는 곳이 철원이라면 아무리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이라도 면회를 자주 찾아가기 힘듭니다. 대부분 군부대들이 산골 깊숙한 곳이나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면회를 자주 가기 힘듭니다. 보통 주말에 후임이나 동기가 가족면회를 나가려고 전투복 각을 잡고 전투화에 광을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지고 부모님이 생각이 납니다.

 

*사진은 유플러스 CF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관물대에 부모님 사진을 붙여놓고 관물대를 열 때마다 부모님 생각을 하며 힘든 군 생활을 잘 보낸 것 같습니다. 올해 월급이 그래도 많이 올라서 다행이지만 작년에 쓰레기 어묵을 갈아서 군대에 납품한 공장이 있었다는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군납비리나 방산비리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