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지난 2003년 당시 국방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당시 계획은 프랑스 원자력 잠수함 바라쿠다급을 모델로 한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3척을 2020년 전에 실전배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계획을 보고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흔쾌히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개발 사업은 국방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날짜를 따서 ‘362 사업’이라고 명명돼 비밀리에 착수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잠수함에 탑재할 원자로로 러시아 OKMB사의 원천기술로 개발된 스마트 원자로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함체는 프랑스의 바라쿠다급 원자력 잠수함을 모델로 삼았으며 선체 중간에 미사일 수직발사대(VLS) 12기를 장착하고 사정거리 500km의 한국형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탑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362 사업은 1년 여 만에 종료됐습니다. 비밀 사업이었는데 한 언론의 보도로 외부에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국방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원자력 잠수함에 대해 '독자적인 핵추진 잠수함 개발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도 위배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3500t급 잠수함 추진을 위해서는 전기나 디젤로도 충분한데 남북한 비핵화선언을 위배하면서까지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며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개발에 대해 부인했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06년까지 개념 설계를 마친 뒤 2007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2012년 1번함을 실전배치하고 2~3년 간격으로 2번함, 3번함을 진수해 우리 해군은 벌써 원자력 잠수함 3척을 확보했었을 것입니다.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은 비밀 사업이었습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 잠수함의 꿈이 시작되려고 합니다. 오늘 프랑스 바라쿠다급 원자력 잠수함 자체 개발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2003년 당시에는 물론 디젤 잠수함도 독자적으로 설계, 제작해 본 적 없는 우리나라가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15년 지난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됩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이 개정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우라늄을 20% 미만 농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 농축 우라늄은 원자력 잠수함의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계선입니다. 미국, 러시아 같은 나라의 원자력 잠수함은 농축도 90% 짜리 우라늄을 연료로 쓰지만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은 농축도 20% 우라늄을 사용합니다. 농축도 20% 우라늄 기반의 원자력 잠수함도 실전 능력이 입증됐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미국의 버지니아급이나 영국의 아스튜트급 또는 프랑스의 바라쿠다급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해도 좋겠다는 생각했었는데 모두 원자로 농축도 95%이상의 원자로를 운용하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연속 수중 작전 기간이 거의 무제한인 원자력 잠수함을 우리나라가 보유한다는 것은 북한에게 치명적 위협입니다. 영해 깊은 곳에 오래 숨어 있어도 정찰위성으로 탐지하기 어렵고, 불쑥 잠대지 미사일로 공격하기 때문에 적이 대처할 시간도 없습니다.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이 국내에 입항하면 북한과 중국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갖고 싶은 무기 체계이지만 기술과 국제 정치역학 등의 문제로 실현 불가능한 꿈이라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꿈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반발하겠지만 주변들의 반발을 생각하기보다 우리나라는 주변국의 위협을 더 우려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다시 시작 된 대한민국 원자력 잠수함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