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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Sedan)과 같은 경우 엔진룸, 승차공간 트렁크가 확실히 구분되어 있지만 웨건(wagon)은 스테이션웨건의 줄임말로 세단의 트렁크 윗부분을 그대로 올려 짐을 실을 때 유리하게 만든 모델입니다. 영국에서 에스테이트, 프랑스에서는 파밀리알, 이탈리아에서는 파밀리알레, 독일에서는 콤비라고 부릅니다.

 

 

왜건과 해치백(Hatchback)이 차이점이 무엇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분들도 계신데 해치백은 왜건과 비슷하지만 길이가 왜건보다는 짧고 뒷바퀴에서 몸체 끝부분까지 거리가 일반적으로 세단보다 짧습니다. 해치백과 왜건의 명백한 차이중 하나가 일반적으로 필러가 해치백은 3개인 반면 왜건은 차체가 길기 때문에 4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캠핑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이나 평소 짐이 많은 운전자들에게는 왜건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왜건은 짐차 취급만 받고 있습니다.  

 

 

1995년에 현대자동차에서 아반떼 투어링을 내놓았다가 4년 동안 1만 7천대를 파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철수하였고 기아자동차에서 1998년 7월 크레도스 2의 왜건형인 파크타운을 저렴한 세금을 앞세우며 흥보하였지만 1999년 상반기에 단종되었습니다. 6개월 남짓한 판매기간 동안 국내에서 870대밖에 팔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 짐차 취급만 받고 인기가 없는 이유는 바로 디자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시선에 왜건은 그 어떤 차종보다도 친숙하지 못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건은 주로 세단형 승용차의 트렁크 부분을 위로 잡아 늘리게 되는 형태로 제작이 됩니다. 결국 뒤가 펑퍼짐하고 짐칸을 크게 늘린 형태는 생계형 짐차로 보이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이다보니 이럴 바에는 차라리 SUV나 미니밴을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경우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왜건은 보기 힘듭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페밀리카로 왜건이 사랑을 받았지만 크라이슬러의 미니밴과 지프에 SUV가 등장하면서 왜건의 인기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르노삼성 SM6의 유럽판 모델인 탈리스만의 왜건형 모델

 

하지만 유럽의 경우는 다릅니다.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유럽인들은 왜건을 선호합니다. 볼보의 경우 왜건이 같은 모델의 세단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승용차에 왜건 버전이 있습니다. 왜건은 생각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건은 세단은 물론이고 똑같이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해치백보다 훨씬 넉넉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2열 좌석을 앞으로 접을 수 있는 모델의 경우 동급 세단 대비 3배까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왜건은 대부분 기반이 되는 세단의 가지치기 모델로서 생산되기 때문에 승용차의 장점, 주행감, 성능, 승차감, 더 나아가서는 정비 지침까지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승차감이나 성능은 세단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출퇴근용으로 쓰고 주말에는 레포츠를 위한 짐을 싣고 다니기 아주 좋습니다. SUV의 둔중한 주행 감각을 기피하는 운전자에게 왜건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왜건의 무덤이라 불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운전자들과 소비자들이 왜건의 매력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