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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이 최고 기밀로 만들어 낸 '야센급 잠수함' +1

 

야센급 잠수함은 러시아의 최신형 공격형 핵잠수함(SSN)입니다. 야센급 1번함 세베로드빈스크함은 경제난으로 소련이 붕괴하고 건국된 러시아가 브릭스로 일컬어지면서 경제부흥에 성공하였고, 이러한 러시아 해군에 최초로 취역하게 신형 핵잠수함이며 러시아 해군이 반세기 넘게 축적해온 잠수함 건조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7년 시작된 소련의 4세대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는 이러한 다양성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때 내려진 결정이 4세대 핵잠수함은 적의 잠수함과 수상함에 동일하게 대적할 수 있으며, 육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여타의 전투능력을 골고루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에 여러 잠수함들이 나눠 맡았던 기능들을 하나의 잠수함이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함정 설계자들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시 국내 선박건조계로서는 독보적인 해결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야센의 설계자들은 그때까지 모든 소련 잠수함들에 적용되어온 이중선체 구조를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핵잠수함처럼 단일선체 구조를 채택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중선체 잠수함은 내구성과 부력이 높은 반면, 단일선체 잠수함은 정숙성이 뛰어나 적에 발각될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센급 잠수함은 그 중간인 소위 '1.5중 선체' 구조("полуторакорпусная" архитектура)를 채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단단한 잠수함 선체 일부에만 가벼운 이중 선체를 덧댄 구조입니다. 뱃머리에 어뢰 발사관을 설치하던 소련 잠수함 설계의 전통도 포기했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강력한 음파탐지기 '이르티시(Иртыш)'를 장착했습니다. 그 결과 어뢰 발사관은 선체 중간으로 옮겨져 선체의 지름면과 직각으로 배치됐습니다.

 

 

그리고 야센급 잠수함의 주 무기는 러시아의 최신형 초음속 순항미사일 P-800 오닉스입니다. 해저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오닉스는 중량 0.5톤의 고폭탄 탄두를 탑재한채 초속 750m로 날아 사거리는 600km 이상의 목표물을 명중시킵니다. 오닉스는 목표물로 유도하는 항법장치가 장착돼 있으며 항법장치는 발사 전에 미사일에 입력되는 표적 데이터에 입각해 움직입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점은 오닉스에 탑재된 컴퓨터에는 오류 방지를 위해 현존하는 모든 군함에 대한 전자 데이터가 내장돼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해 오닉스는 눈앞의 군함이 호위함인지, 항공모함인지, 상륙함대인지 판단해서 그중 주요 표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지구 상에 오닉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함정은 없습니다. 물론, 군함의 레이더 시스템이 오닉스 발사를 탐지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오닉스는 속도가 빠른데다 해수면에서의 고기동 비행으로 대공무기나 항공기로 요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강력한 방공시스템을 갖춘 미 항공모함 연합함대라도 오닉스 미사일 24발 일제사격에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해군분석가이자 잠수함 전문가인 노먼 폴머는 러시아의 야센급 잠수함과 동급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잠수함으로 시울프급과 버지니아급 다목적 잠수함들을 꼽을 수 있지만 야센급 잠수함이 수행하는 임무 종류가 더 다양하며 훌륭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이고리 코롯첸코 군사 전문가는 야센급 잠수함의 첫째 임무는 미국의 오하이오급 전략 미사일 순양 잠수함의 동태를 주시하는 것이며 국지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등에서 지상목표물을 순항미사일로 타격하는 임무도 완벽히 수행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듯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야센급 잠수함의 우성한 성능에 대해서 별다른 이견은 없지만 그 대가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은 단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일간지를 통해 본 야센급의 초도함 건조에 소요된 비용은 10억 달러 이상으로 러시아 입장에서 양산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상당한 고가의 잠수함입니다. 또한 러시아 내부의 높은 인플레까지 고려한다면 건조비용은 추가로 상승합니다.

 

 

러시아는 이렇게 높은 가격의 야센급 잠수함을 2020년까지 10척을 건조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는 야센급의 6번함 이후의 추가 건조는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처럼 보다 획득가격을 고려한 저가의 신규 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전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 크로예도프 제독도 러시아 해군이 확보할 잠수함은 작전에 요구되는 수량을 충족하기 위해 수중 배수량을 12,000톤 이하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13,000톤을 상회하는 야센급의 추가 건조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예산 문제로 북해함대에 한 척밖에 배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러시아는 만재배수량이 4만 8천t인 타이푼급(SSBN) 3척, 2만 4천t인 보레이급(SSGN) 3척 모두 60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태평양함대에는 14척을 배치 중인데 만약 야센급 2호함이 태평양함대에 배치되면 수중전력이 크게 강화돼 지역 국가들을 긴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가 과연 야센급 잠수함으로 인해 과거의 보여주었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러시아 무기 도입을 원하는 중국도 야센급 핵잠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