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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공들였던 1톤 트럭 야무진이 실패한 이유 +1

 

야심차게 만들었지만 본전도 못 찾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트럭이 있습니다. 그 비운의 주인공은 삼성상용차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1톤 상용차 '야무진' 입니다. 야무진은 1998년 11월 판매명 SV110으로 출시되었으며 1999년 9월 야무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야무진은 ‘Yes! Mount the Zone of Imagine’의 이니셜을 따 조합한 말로 우리말 야무지다의 형용사형과 같은 발음으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야무진은 현대의 '포터' 그리고 기아의 '봉고'보다 저렴했고 톤수도 0.2톤 높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도로에서 야무진의 모습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야무진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큰 기대를 받았던 야무진은 왜 소리도 없이 사라졌을까요.  

 

당시 삼성상용차는 야무진을 현대와 기아가 독점하던 1톤 트럭 시장에 보다 저렴한 가격과 삼성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습니다.  또한 삼성상용차는 1t트럭 야무진 출시에 맞춰 직영정비사업소를 1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하고 영업거점도 34개소에서 100개소로 확충하면서 신속한 A/S까지 준비했습니다. 당시 삼성은 야무진 흥행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야무진은 사실 삼성상용차가 독자 개발 능력이 없었기에 닛산 아틀라스 100 트럭을 베이스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엔진도 당연히 닛산 TD27였고 그런 이유인지 경쟁 차종이었던 포터와 봉고 프론티어에 비해 힘이 좋았습니다. 보통 1톤트럭을 소규모 영업용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이나 비탈길을 오를 때의 기동성은 1톤 트럭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야무진은 저속 기어비를 크게 해 등판능력이 37.4℃로 포터와 봉고보다 앞서고 최소회전반경이 5.2m로 가장 좋으며 최저지상고(150mm)와 무게중심(570mm)이 낮게 설정되어 코너를 안정되게 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야무진은 1톤 트럭이지만 엔진에 소음을 줄인 타이밍 기어를 쓰고 일체형 패널의 도어와 바닥에 흡음재를 사용해 외부 소음까지 막으면서 실내 정숙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왜 야무진은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

 


우선 주차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핸드 파킹 브레이크가 아닌 케이블 파킹 브레이크였습니다. 게다가 브레이크가 자꾸 빠지는 결함이 잦았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서스펜션과 프레임도 취약하여 조금만 과적이 심해도 주저앉고 무너졌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특성상 과적이 심한편이긴 하지만 야무진은 너무 심할정도로 약골이였습니다.

 

 

만약 1톤이 넘는 짐을 싣고 오랫동안 주행을 할 경우 고무로된 로어 암 볼이 뭉개지며 빠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바퀴가 빠지기 직전의 상황처럼 휠이 누워버립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야무진 차량들은 프론티어나 포터용 볼조인트로 개조한 차량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 삼성자동차의 파산과 함께 삼성상용차가 없어져버렸고 SM510, SM530 중대형 트럭과 함께 야무진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문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삼성상용차 시절 화물차의 부품수급과 A/S에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금 현재 야무진을 봤다는 목격담과 사진이 가끔씩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오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