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군복은 단순한 의복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개인과 국가가 하나가 된다는 강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복을 입는 모든 군인들은 적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한다는 동일한 목표와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복장을 착용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최초의 통일된 군용 복장에 관한 기록은 한니발 바르카 장군의 에스파냐인 보병들이 흰색에 붉은색 테두리가 있는 옷을 입은 것과 고대 스파르타 군인들이 붉은 옷으로 통일된 복장을 착용한 것입니다. 당시에도 피아식별을 위해 통일된 형태의 복장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후 로마 제국의 로마군이 편성되면서 본격적으로 군용 장비의 표준화가 시작되었고 군복의 기준도 이때 확실하게 굳어졌습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치르면서 군복 위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으며 많은 국가들이 위장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자연의 색깔에 맞는 얼룩무늬 전투복을 도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는 픽셀 패턴이라고 불리는 식으로 기존의 웨이브 패턴과 달리 무늬가 얼룩 형태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트 같은 무늬의 군복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주변의 빛이나 색깔에 따라 옷 색깔이 바뀌는 일명 카멜레온 군복까지 연구되고 있습니다.

 

 

군복은 현대 사회에선 교전권의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군복을 입지 않고 무기를 사용하면 테러리스트로 간주되어 국제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즉, 전쟁터에 군복을 입지 않고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군인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교전권에서 말하는 것은 통일된 복장이므로 반드시 제식 군복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급하면 급조된 완장이나 부대 마크 정도만으로도 인정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민간인이 군복을 착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군복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유사 군복도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군복은 험준한 환경에서도 잘 버틸 수 있도록 상당히 질기고 튼튼한 원단을 사용하고 주머니가 많다는 장점 때문인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분들이 자주 입고 계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군복은 신형 군복이 아닌 구형 군복으로 더 이상 군복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착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과거 제가 군 생활을 할 때만 해도 군대에서는 군복을 다림질해서 줄을 잡고 맞후임병들이 100일 휴가나 면회를 나가면 맞선임병들이 다림질을 해주는 관습이 있지만 현재 신형 전투복에는 다림질을 금하고 있습니다. 전투복 안에도 다림질 금지라고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신형 전투복에는 각종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거나 특수 약품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다림질을 하면 성능 저하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군 군복에는 전 세계 군대의 군복에서는 찾아볼 수 있는 장식이 있습니다. 바로 앞가리개입니다.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춘추동에 앞가리개를 꼭 채워야 하며 여름에는 앞가리개를 풀어야 합니다. 왜 우리나라 군복에만 앞가리개가 있는지 군대에서도 잘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나라 군대에서는 군복 안에 T 셔츠형의 속옷을 입고 있지만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러닝셔츠를 보급하고 있기 때문에 군복 착용 시 가슴 노출이 심해져 위장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전시 사망할 경우 위로하는 마음으로 앞가리개 단추를 채워줍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군 생활을 할 당시 중대장님은 항상 군복은 군인의 수의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중대장님이 군복을 군인의 수의라고 표현한 이유는 군인이 입는 군복은 헌신과 희생을 상징하며 군복을 입은 군인은 언제든 죽을 수 있으며 죽었을 때 군복을 입고 관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즉, 군인은 입대하고 제대하는 그날까지 수의를 입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인들은 규정에 따라 군복을 더욱 깔끔하게 착용해야 하겠죠. 지금 이 순간에도 군복을 입고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국군 장병 분들에게 감사하고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