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부대 진입로에 있는 위병소, 무기고와 탄약고같은 중요 시설과 GOP같은 철책 등에서 초병들은 만약에 발생하는 상황을 대비하고 언제 침입할지 모르는 적군을 경계하기 위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보통 경계 근무 시간이 1시간 이상 2시간 이하로 규정되어 있으나 여건상 규정대로 편성이 힘든 부대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근무 시간이 너무 길어도 문제지만 경계 근무의 난이도는 당연히 근무 지역에 따라 결정됩니다. 특히 겨울에는 아무리 껴입고 근무를 나가도 추위에 떨며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근무 지역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경계 근무에 끝판왕이라 불리는 지역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히말라야 등정도 가능하게 만드는 GOP 경계 근무

 

많은 분들에게 경계 근무가 가장 힘든 지역을 뽑으라면 십중팔구 가장 힘들기로 소문난 GOP를 떠올리실 거라 생각됩니다. GOP 근무는 단순히 초소만 지키고 전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칠흑같은 밤에도 철책을 따라 기동 순찰을 돌며 특이사항을 보고해야 하는데 특히 산악 GOP 경우는 야밤에 등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동부전선 GOP는 철책이 험한 산등성이를 따라 세워져 있어 철책선 따라 만들어놓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순찰을 해야 하는데 그냥 제2롯데월드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사회에서 그토록 갖고 싶었던 단단한 말벅지를 6개월이면 얻게됩니다.

 

 

그리고 6사단이 담당하는 철원 지역은 최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며 바람이 좀 심하게 불면 체감온도가 영하 45도 아래로도 떨어져 차라리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게 해줍니다. 오죽하면 경계 근무를 나가기 전 온도계를 봤는데 영하 10도면 '봄이 벌써 왔나?'하는 착각까지 하게 됩니다. (으~ 생각만 해도 한기가 느껴집니다.)

 

 

  얼음 동상으로 변신시켜주는 강안 경계 근무

 

GOP는 먼 산을 바라보며 근무를 서지만 강안 경계는 강가를 바라보고 경계 근무를 해야 됩니다. 만약 9사단이나 17사단에 자대 배치를 받는다면 강안 경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7사단과 21사단에서 북한강 근처의 소초에 배치될 경우 GOP경계 근무와 강안 경계 근무를 함께 경험하며 비교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겨울에는 GOP 근무보다 좋은 점이 있는데 날씨가 춥다보니 당연히 강이 얼어버리고 적군은 수중침투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비취약시기라고 해서 근무가 좀 널널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강가다보니 기본적으로 극한의 추위는 기본 옵션이고 폭설이라도 내리면 잠도 못자고 후방 보급로 확보를 위해 밤새 제설작전을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칼바람이 첨단 무기보다 무섭다. 해안 경계 근무

 

해안 경계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추위와 싸움입니다. 바로 앞이 바다로 바람이 엄청 거세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뚝뚝 떨어집니다. 문제는 해안 경계 초소는 대부분 앞뒤 좌우를 살펴봐도 바람을 막아주는 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콧물이 저절로 흘러나오지만 콧물도 순식간에 얼려버리는 바닷바람에 위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안 경계 작전에 투입되는 인원은 3개월 동안 외박, 외출, 휴가는 꿈도 못꾸며 오로지 경계 근무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해안 경계 부대에 상황이라도 걸리면 2~4일, 길게는 1주동안 하루 12시간 넘게 초소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해안 경계 부대는 이상하게 초병 숫자가 안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비번도 없이 몇 달 동안 매일매일 근무에 투입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