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제2차 세계대전 중 북아프리카 전선에 작은 체구의 동양인들이 용병으로 배속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본 영국장교는 "저따위 야만인들이 이런 전쟁에서 뭘 할 수 있어! 참호나 파라고 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영국군 장교는 자신의 막사를 나오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막사 바로 앞에 금방 잘린 듯한 독일군 병사들의 목 십여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교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용병들이 밤사이에 몰래 나가서 적군을 암살하고 온 것 이였습니다. 그들이 바로 네팔 구르카 출신의 전사들이었습니다.


원래 구르카족은 그 한사람 한사람이 군사훈련을 시킬 필요도 없이 투사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네팔은 지금도 세계 최빈국중 하나입니다. 한 양동이의 물과 한줌의 땔감을 구하기 위해 맨발로 눈덮인 히말라야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그들의 일상생활은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원들이 받고있는 고도의 군사훈련보다도 훨씬 더 가혹한 것이며, 공기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들의 심폐기능과 체력은 도저히 후천적인 군사훈련으로 얻어질 수 없을만큼 뛰어난 것입니다.

 

 

 

거기다 이들이 열살을 전후하여 성인식을 치르면서 한자루씩 소지하게 되는 쿠크리 단검은 그들의 용기와 명예의 상징입니다. 이 칼을 빼어들면 반드시 피를 묻혀야 한다는 그들의 계율은 그들의 적이 이 칼에 대해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원초적인 공포심리를 가지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쿠크리를 한번 보여달라고 간청하는 영국인 동료를 위해 칼을 뽑아든 구르카 병사가 그 칼로 자기 손가락에 상처를 내서 피를 묻힌 후에야 다시 칼집에 꽂았다.'
한번 칼을 뽑으면 피를 볼때까지 절대 칼집에 넣지 않는다라는 구르카족의 어찌보면 섬뜻하게 들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이후 1차대전, 2차대전, 한국전쟁은 물론이거니와 포클랜드전쟁, 걸프전처럼 영국군이 가담한 대부분의 전쟁에 참전하여 그 용맹을 떨쳤습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당시 포클랜드 제도를 점령하고 있던 아르헨티나군이 구르카부대가 공격 한다는 말에 곧바로 항복 하였다고 전할 만큼 그 명성은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구르카 용병들의 전설적인 실전 사례 2가지만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1. 비슈누와 40인 강도 사건

 

2010년 9월 2일. 하사 계급으로 막 퇴역한 전직 구르카 병사 비슈누 쉬레스타는 인도 육군에서 임의 퇴직하여 열차 타고 귀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열차가 한밤중에 정글 지역을 지나갈때쯤 40명의 총과 흉기로 무장한 열차 강도가 나타나 승객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현금, 보석, 휴대전화, 노트북들을 훔치기 시작했습니다. 비슈누도 자기의 지갑과 소지품을 뺏길때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강도들이 18세 젊은 여성 한사람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비슈누는 속절없이 지켜보는 여성의 부모 앞에서 소녀가 살려달라고 외치자 비슈누는 조용히 쿠크리를 뽑아 근처에 있던 두목을 호신술로 제압, 목을 졸라 인간방패로 쓰며 다가가 그들을 위협했습니다. 강도 한 명이 어린 소녀를 인질로 삼아 찌르려하자, 곧바로 달려가 그 강도를 베어죽이고 두목의 목을 베어 참살하였고 20분간 사투하면서 셋을 더 끝내고 열차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여덟 명에게 중경상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강도 29명 도망갔습니다. 인도 육군은 1월 26일 공화국 선포일에 비슈누 쉬레스타에게 인도 군 전공훈장 수여하였습니다.

 

2. 영국 빅토리아 크로스 훈장 (2014)

 

로얄 구르카 라이플 연대 푼 상병은 헬만드주에 위치한 구르카 병사들의 초소에서 탈레반들의 매복 공격에 의해 혼자 고립된 상황이었고 주변에 어떤 동료도 없었으며 오로지 혼자 싸웠다고 합니다. 그는 전투상황속에 소지한 자신의 무기 L85A2 한 정을 가지고 탈레반들과 싸우며 약 400여발의 탄환과 17발의 수류탄을 투척하며 탈레반들과 싸웠으며 거치된 기관총을 이용해 탈레반들을 견제하던 도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으러 오는 탈레반의 모습을 본 푼 상병은 탈레반들이 미군들을 죽인후 동영상을 촬영해 배포하며 자신들을 과시하려는 모습의 탈레반이 떠 올랐고 자신이 죽은 모습이 저 카메라에 담기지 않으려 바로 앞 까지 다가온 탈레반들을 향해 탄환을 다 소비한 기관총 삼각대를 들고 탈레반들에게 던지며 크레모아까지 폭발시키며 격렬하게 저항했습니다. 결국 그는 마지막으로 구르카 병사들의 상징인 쿠크리 나이프를 꺼내드는 근접상황까지 발생하였고 탈레반을 하나하나 제압하였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격전을 치루고난 푼 상병은 결국 살아있었고 자신의 주변에 즐비한 30명의 탈레반 시체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무용담을 전해들었던 아프가니스탄 남부 사령관은 푼 상병에 대해 명예로운 군인으로 칭찬하였고 결국 훈장까지 수여 받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리 왕자와 근무를 서는 구르카부대

 

이런 무서운 구르카족이 오늘날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 바로 영국군에 입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2~3년에 한번씩 영국군의 모병장교가 현지를 방문할 때는 네팔 전역의 구르카 청년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사내아이들은 열살을 전후할 무렵부터 영국군 병사가 되는 것을 필생의 목표로 삼고 신체를 단련하기 시작합니다.

 

 

한달 급료가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고향에서의 거의 일년치 수입에 해당하고, 장기 복무를 마치고 나면 영국 시민권을 얻을수도 있는 이 기회야 말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이며 출세인 것입니다. 토속신앙과 결합된 불패의 신념, 거친 환경속에서 잘 단련된 신체, 거기에다 고도의 현대무기와 군사훈련이 결합되면 그야말로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인간병기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현재도 약 3,000여명이 영국군으로 근무 중입니다.

 

 

변변한 직장을 구할 수 없는 네팔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엄청난 경쟁을 뚫고 선발된 후 영국에서 9개월 동안의 고된 훈련기간을 거쳐야 정식으로 용병이 될 수 있을 만큼, 네팔인들에게는 선망의 직업으로 바뀐 지 오래되었지만 하지만 최근 네팔의 경제상황이 좋아져 굳이 용병으로 돈 벌러 갈 필요가 없거나 영국이 이들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용맹한 구르카용병의 이야기도 한낮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