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이 북한에 맞서기 위해 원자력 잠수함이 꼭 필요한 이유
우리 해군의 주력 잠수함은 배수량 1800톤의 214급 이라고 합니다. 214급 잠수함은 독일 HDW사에서 209급 잠수함을 기반으로 하여 212급 잠수함 개발로 얻은 신기술을 적용, 개발한 신형 디젤 잠수함입니다. 우리나라는 1번함 손원일함, 2번함 정지함, 3번함 안중근함, 4번함 김좌진, 5번함 윤봉길함, 6번함 유관순함까지 모두 6척이 실전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7번 홍범도함은 올해 7월에 배치될 예정이며 8번함과 9번함은 2018년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우리 해군의 실제 주력 잠수함은 배수량 1200톤의 209급입니다. 장보고함, 이천함, 최무선함, 박위함, 이종무함, 정운함, 이순신함, 나대용함, 이억기함 등 9척이 실전 배치됐습니다. 209급 9척은 최신예 214급에 밀려 구닥다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진수돼 동서남해를 지켜왔습니다. 세계 최대 해상 기동훈련인 림팩에서의 활약은 눈이 부십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 해군들의 항공모함과 원자력 잠수함들을 보란 듯이 가상 격침했습니다. 우리나라의 209급 잠수함은 기존의 209급 잠수함과 달리 각종 소음대책과 장비의 추가가 이루어지면서 소음 레벨에서는 209급 잠수함중 최고급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최신 잠수함인 오야시오급 잠수함도 1 km 이내로 접근한 장보고급을 겨우 발견할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209급이 제법 괜찮은 잠수함이고 우리 해군의 잠수함 운용 기술이 뛰어나지만 디젤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일 뿐입니다.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을 장착하려는 북한의 잠수함과 맞서고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핵 시설을 은밀히 타격하기 위해서는 '잠수하면 떠오를 줄 모르는' 원자력 잠수함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국방부도 현재 북한의 SLBM에 대한 우리 군의 현존 대응능력이 불충분하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잠수함은 은밀성과 공격력 면에서 디젤 잠수함을 압도합니다. 또한 원자력 잠수함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수중작전이 가능하고, 속도도 디젤 잠수함보다 2배 이상 빠릅니다. 이는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장기간 감시·추적할 수 있고, 유사시 북한의 전략표적을 타격한 뒤 신속히 대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군비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흐름에서 대한민국의 원자력 잠수함 개발은 주변국들의 군비 확산 명분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미국과 중국의 거친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일본의 핵무장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중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원자력 잠수함까지 건조한다면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을 중국이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4,000톤급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지만, 이 사실이 공개되자 곧바로 중단한 바 있습니다.
짝수 해 여름, 하와이에서는 미 해군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해상 기동훈련 림팩이 펼쳐집니다. 훈련 참가국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져 20여 일간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가상 해전을 벌입니다. 이 림팩에 1998년 첫 출전했던 우리나라 이종무함은 유일하게 단 한건의 장비 고장도 없었고 미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등 총 13척, 15만 톤을 격침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우리나라 잠수함들이 미 해군 최신예 항공모함 등 30여 척을 격침하고 훈련이 끝날 때까지도 유일하게 위치를 들키지 않아 'Perfect Submarine' 칭호를 받는 등 엄청난 활약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림팩을 통해 디젤 잠수함의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209급은 통신 능력, 기동성, 연속 잠항 능력이 원자력 잠수함에 비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이다 보니 훈련에서 할당 받은 작전 구역이 작았습니다.
전과는 화려했지만 사실 표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축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 2회 정도 부상(浮上)할 때면 대잠 초계기에 들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잠 초계기의 추적을 당하면서도 전투를 치렀습니다. 이것이 바로 디젤 잠수함의 민낯입니다. 209급보다 뛰어난 연속 잠항능력과 공격 능력을 갖췄다는 214급도 썩 나은 처지는 아닙니다.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축전지 충전을 위한 부상은 디젤 잠수함의 숙명입니다. 북한 영해 깊숙이 들어가서 SLBM 잠수함을 감시하고 추적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원자력 잠수함이었다면 빈번하게 부상할 일도 없고 위치가 발각된다 해도 잠수해서 빠른 속도로 현장을 빠져 나오면 그만입니다. 적 함정의 수중 소나, 대잠 초계기도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으로 원자력 잠수함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북한의 SLBM 등 실질적 위협에 가장 확실한 대응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듯, 장기간 잠항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북한군의 기지를 24시간 집중 감시하며 유사시에는 선제타격을 가하는 등 적의 공격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미국과 주변국 설득을 설득하고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개발 등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밀리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 한 번 나가보지 못하고 침몰한 일본의 거대한 전함 (0) | 2017.05.31 |
---|---|
1985년 중국의 영해 침범으로 전쟁 직전까지 갔던 사건 (0) | 2017.05.30 |
불법조업 중국어선으로부터 서해를 지키는 해경 기동전단 (0) | 2017.05.29 |
불가능에 가까웠던 국산 무기의 탄생 '번개사업' (0) | 2017.05.27 |
올해 배치되는 대한민국 신형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0) | 2017.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