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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군이 하푼 대함미사일을 도입하는 데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970년 6월 대한민국 해군 소속의 120톤 급 어업지도용 방송선 한 척이 북한에 피격되어 납북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해군은 북한이 이미 보유중이던 스틱스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고자 대함미사일을 도입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해군은 최고의 우방국인 미국에서 하푼 미사일을 수입해 오고자 했는데 당시 미국도 하푼 미사일은 개발 중이었고 그나마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 AGM-78을 레이더 미사일로 개조한 RGM-66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 자위대는 대한민국 해군에서 하푼 미사일을 도입하여 갑자기 해군력이 급성장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당시 일본도 하푼 미사일을 도입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에게 로비를 하면서 우리나라 해군에는 하푼 미사일을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터키는 하푼 미사일이 완성도 안 된 상태에서 이미 하푼을 주문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일본 로비로 인해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판매를 안 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화가 난 우리나라는 프랑스의 엑조세(Exocet) 대함미사일을 대거 도입하기로 합니다. 사실 이때 프랑스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팔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거부할 수 힘든 제안을 하는데 그 제안은 '엑조세 미사일을 팔아준다면 에어버스 A300도 같이 도입하겠다'였습니다.

 

 

1970년에 창립되어 당시 여객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던 에어버스는 유럽을 제외하고는 판로를 못 열어 프랑스 정부까지 존폐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던 중이었기 때문에 프랑스는 우리나라 제안을 받아들여 엑조세 미사일의 수출 승인하였습니다.

 

 

이 거래로 우리나라 대한항공은 A300를 성공적으로 운용하였고 이 모습을 보고 다른 항공사들도 에어버스를 믿고 구매하게 되면서 에어버스는 보잉과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대한항공 회장은 에어버스의 외국 판로를 열게 한 공로로 1990년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 중 2등급인 그랑도피시에를 받았으며, 에어버스의 본사가 있는 툴루즈에서는 대한항공 회장이 툴루즈 본사에 올 때마다 레드카펫을 깔아 놓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해군은 1974~1975년부터 기러기급 고속정에 엑조세 미사일을 탑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험발사 당시 박정희 대통령도 직접 참관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프랑스 해군이 엑조세 미사일을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 1972년부터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해군의 엑조세 미사일 도입은 상당히 빨랐습니다.

 

 

우리나라가 엑조세 미사일을 계속 도입하는 모습을 본 미국은 식겁하였고 결국 미사일과 여객기 분야 모두에서 주요 고객인 우리나라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본을 배신하고 1975년에 대한민국에 대한 하푼의 판매를 허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해군은 1977년부터 하푼 미사일을 도입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함 미사일의 쌍벽을 이루는 하푼과 엑조세를 한꺼번에 운용하게 된 우리나라 해군 전력이 엄청난 급상승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하푼 미사일 도입을 방해하던 일본은 결국 배만 아파하다가 4년 뒤인 1981년부터 하푼 미사일을 운용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