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1982년 4월 2일 아르헨티나는 선전포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멀리 떨어진 작은 섬이었던 포클랜드는 갑자기 온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포클랜드는 아르헨티나와 영국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포클랜드 제도가 아르헨티나에서 동남쪽으로 480km떨어졌지만 영국 본토에서는 무려 1만5000km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영국 입장에서는 포클랜드 제도에서의 군사 작전은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 요소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에게 빼앗긴 포클랜드 제도를 군사 작전으로 다시 탈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1982년 4월 5일 포클랜드 제도를 다시 탈환하기 위해 떠난 영국의 기동함대에는 해리어 전투기가 배치되어 있었고 이 해리어 전투기는 전세계에 엄청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됩니다. 사실 포클랜드 제도에는 온전한 활주로가 없어 영국은 물론 아르헨티나조차 전투기를 배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리어 전투기는 활주로가 없어도 테니스 코트 정도의 공간만 있다면 운용이 가능한 V/STOL기였습니다.  

 

 

해리어 전투기로 인해서 영국 해군과 영국 공군이 포클랜드 탈환 작전에 투입한 해리어 전투기들은 절대적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해군과 공군 전투기를 상대로 단 한대의 기체 손실도 없이 22대를 요격하는 전과를 올렸으며 영국은 해리어 전투기를 이용해여 포클랜드 제도 주변의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활주로를 건설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전쟁은 끝나버렸습니다. 그렇게 포클랜드 전쟁에서 해리어 전투기는 영국이라는 국가의 독특한 전투기에서 가장 혁신적이며 가장 성공적인 수직 이착륙 전투기라는 찬사를 받게되었습니다.

 

 

이 해리어 전투기의 무서움점은 추진력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수직 이착륙은 물론 날아가고 있을 때에도 갑자기 아래로 쑥 내려간다든지, 올라간다든지, 급브레이크를 건다든지, 급선회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해리어를 추적하는 적기 쪽에서 볼 때는 갑자기 시야에서도 레이더에서도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해리어 전투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특제 엔진은 롤스로이스사에서 전담하여 생산하고 있는 페가수스 엔진입니다. 2축의 터보 팬 엔진으로 추진력은 9750㎏이며 보통의 엔진과 다른 것은 거북의 네 다리처럼 생긴 4개의 가변 노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노즐의 방향을 위아래로 자유자재로 바꿀 수가 있기 때문에 나는 방향도 순간적으로 변환시킬 수가 있습니다. 수평 비행하다가 느닷없이 아래로 곤두박질하는가 하면, 급격하게 상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리어 전투기는 공중에서 뜬 채로 꼼짝 않고 정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호버링'이라 부릅니다. 수직으로 착륙할 때에는 이 자세에서 서서히 내려앉습니다. 다만 해리어의 완전 장비의 반 이하로 중량을 가볍게 하지 않으면 수직 이륙은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들판에서도 이륙할 수 있지만, 20m 사방에 알루미늄 매트를 깔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리어 전투기는 V/STOL 기능에 중점을 두다 보니 기체 구조에 상당히 제한이 많았습니다. 중무장이 불가능하고 작전 반경도 크지 않으며 목표로 했던 초음속까지는 내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영국 공군은 해리어가 장소의 구애됨 없이 최전선 가까이에서 운용이 가능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판단했었습니다.

 

지금도 V/STOL기의 효용성에 대해 많은 갑론을박이 있지만 포클랜드 전쟁 이후 코소보 내전이나 걸프전 등에서 해리어 전투기가 보여준 전과는 우려를 불식시켰을 만큼 대단하였습니다. 해리어 전투기는 스핏화이어(Spitfire)와 더불어 영국의 자부심으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가장 절실히 필요로 했을 때 나타나 멋지게 활약하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기가 이 만큼 시기를 맞추어 적절하게 사용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리어 전투기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전투기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