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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게 연료는 생명 그 자체일 정도로 중요합니다. 현재에는 공중 급유가 그렇게 놀라운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 지금까지 여러번의 시행 착오를 거쳤습니다. 가장 오래된 공중 급유는 1921년 11월 12일 웨슬리 메이라는 남자가 등에 19리터의 휘발유통을 메고 날고 있는 항공기의 날개에 걸쳐 손으로 급유를 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실용화된 것은 냉전시대 미국 소련의 경쟁이 치열해진 제2차 세계 대전 후입니다. 미국 공군은 1949년에 B-29를 개조한 공중 급유기 KB-29의 지원을 받은 B-50전략 폭격기가 전 세계를 무착륙 비행함으로 공중 급유의 유용성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공중급유를 할 때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면서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도가 필요합니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알아서 척척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공중급유를 하려면 우선 공중급유기와 급유를 받을 전투기가 일직선상에서 똑같은 속도로 비행을 해야 합니다. 속도는 보통 시속 540~640km로 음속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공중급유 시간은 보통 5~10분이 걸리는데 이 시간이 가장 긴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항공기의 속도나 고도에 변화가 생기면 급유 도중에 붐이 빠져 기름이 새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이 기름이 전투기 엔진 공기흡입구로 날아들어가면 화재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이유로 급유기 조종사와 급유 조작 승무원, 전투기 조종사 3자 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투기 조종사가 공중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으려면 공중급유 자격증을 필수로 지녀야 합니다. 자동차운전 면허증과 비슷합니다. 또 공중급유 자격증을 보유한 조종사들은 자동차면허증처럼 정기적으로 자격증을 갱신해야 합니다. 우리 공군은 2011년부터 공중급유 자격증을 보유하기 시작해 자격증 보유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 우리나라는 매우 좁고 해외에 원정을 나갈 일도 없기 때문에 공중급유기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당장 우리나라 공군이 커버해야 하는 영역이 생각만큼 좁지 않습니다. 북한과 전쟁이 나면 공군은 대한민국 영토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커버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이 가만 있다 해도 독도 역시 만만찮은 거리이고, 이어도 관련으로 중국과 분쟁이라도 생기면 더더욱 거리가 요구됩니다. 그리고 거리만 문제가 아니라 전투기는 최대이륙중량이 실제 비행 가능한 중량보다 적어 항속거리를 위해 연료를 가득 채우면 중무장이 불가능하지만

 

 

공중급유기가 있으면 무장을 최대한 장착한 뒤 연료를 조금만 채워 이륙해 공중급유를 받아 다시 연료를 채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나 벨기에,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우리보다 영토가 훨씬 좁은 나라들이 공중급유기를 갖추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공중급유기 A330 MRTT 4대를 22019년까지 도입하게 됩니다. 길이는 58미터가 넘고, 폭 60미터에 달하는 전 세계 급유기 가운데 가장 큰 기종입니다. 현재 민항기로 쓰이는 A330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중급유뿐 아니라 병력을 수송하거나, 짐을 실어 나를 때도 쓸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유류 용량은 111톤으로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는 21대, KF-16은 41대까지 연료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서산에서 이륙해 평양이나 원산 정도 거리 표적을 공격한 뒤 10여 분만에 복귀해야 하는데, 공중에서 급유를 받게 되면 북한 전역에서 충분한 작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 일부, 남중국해까지 작전 범위를 넓힐 수도 있습니다. 공중급유기 도입으로 더욱 강력해지는 대한민국 공군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