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잔혹함이 빚어낸 참극 '형벌부대'
제 2차 세계 대전 때, 스탈린그라드와 쿠르스크의 혈전을 치르며 독일군은 끔찍한 경험을 맞보았다. 소련군은 공격 방식은 언제까지나 돌격 뿐으로 소련군 포병의 예비 포격이 끝나기 전에 보병 부대가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습니다. 물론 독일군의 기관총은 이들을 향해 기관총을 쏘지만 총열을 교환하기도 전에 소련군은 계속 몰려들었습니다.
소련군이 그렇게 무식하게 독일군을 향해 돌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형벌대대라는 독특한 편성 제도때문이었습니다. 소련군은 1개군에 360명의 인원들로 된 1개 형별대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반혁명분자, 전리품을 개인으로 착취하거나, 강간이나 강도를 저지른 파렴치범 등이었습니다.
형벌대대는 오직 죽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고, 그 지휘관들은 이들을 최전방에 보내서 적의 총알받이가 되었습니다. 이 형벌대대에게는 전투 준비가 끝나야 무기가 지급되고, '돌격, 앞으로!' 란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은 무조건 달려나가야 했습니다.
그 중에는 아무런 무기도 지급받지 못하고 내몰리는 병사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돌격하지 않으면 등 뒤에서 기관총이 불을 뿜었습니다.
이 형벌대대는 소련 공군에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영창에서 단순히 적 전투기의 거리를 판단하는 요령과 기관총 조작법 등을 훈련받은 다음 IL-2, K-10, Pe-2, Tu-2같은 폭격기들의 기관총수로 활약하였습니다. 문제는 촐격할 때만 나오는 이들에게 낙하산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군소속에 형벌대대는 출격 횟수당 전사율이 지상군보다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10회 출격을 하면 1회 출격에 형기 1년을 줄여주는 혜택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공군의 형벌대대 병사들은 자발적이고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회의 출격까지 살아남는 건 무리였습니다. 기적적으로 9회의 출격을 마치더라도 자유의 몸으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뢰 제거 부대로 옮겨졌습니다. 지뢰 제거 부대에서 지뢰를 해체하는 것이 임무였으나, 이들에게는 충분한 지뢰탐지장비나 제거장비를 지급되지 못했다습니다. 거기에 독일군의 끈질긴 방해 때문에, 지뢰 제거 부대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없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지뢰 제거 부대가 형벌부대의 종착지라고 다들 생각했지만 실제 형벌부대의 종착지는 T-34 전차 조종수였습니다. 100% 승무원이 생존하는 경우보다는 보통 1명 이상이 죽고, 1명 이상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서 전투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전차가 폭발해서 승무원이 몰살당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말 그대로 T-34 전차 조종수가 된다는 것은 사형선고였습니다
이런 형벌부대의 존재는 전쟁 후에도 소련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이 형벌부대의 존재는 1988년 소련 군사사저널’에 ‘명령 227호’의 전문이 공개되면서 수 십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소련 형벌부대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기밀문서에 따르면 약 60만 명이 형벌부대에서 복무하였다고 합니다. 어떤 역사학자들은 이들의 수가 100만을 넘는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형벌부대의 병사들은 모두 범죄자들이 아니라 군인과 민간인들이 섞여 있었고 심지어 단지 기도드렸다는 이유로 형벌부대에 끌려간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또 단순히 직장에 지각했던 자들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소련은 특별한 이유 없이 직장에 지각하면 20분당 1년의 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사소한 죄를 저지르거나, 설령 죄가 없더라도 누구나 강제로 끌려갈 수 있는 부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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