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대규모 남침 땅굴론' 실제 가능성
약 3년전 땅굴안보국민연합,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에서 남침 땅굴이 있다고 주장하였고 국방부는 군 장병 및 민간인력 70여명과 장비 26대를 동원해 경기 양주시 광사동과 남양주시 지금동 일대에서 최신 시추·탐사 장비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 땅굴 탐사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탐사 결과 이상신호를 발견하지 못했고 땅굴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최소 84개의 남침 땅굴이 서울역 근처까지 와 있으며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뿐만 아니라 전국 공군기지까지 땅굴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땅굴을 통해 1시간당 북한 특수부대 요원 1000여명과 북한군 500만명이 순식간에 침투할수도 있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한 약 250km 구찌 땅굴과 이탈리아 카타콤(지하 묘지)을 생각하면 북한 84개 땅굴도 가능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정말 북한은 남침을 목적으로 건설했다는
수많은 땅굴은 존재하고 있을까요?
남침 땅굴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김일성은 '하나의 땅굴은 10개의 핵폭탄보다 낫다'는 9·25 전투명령을 내리며 땅굴을 파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남침 땅굴은 1974년 9월5일 귀순한 김부성씨 증언으로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김부성씨가 증언한 당일 박정희 대통령은 즉각 땅굴 탐지작전 개시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1974년 11월 경기 연천 고랑포에서 최초로 땅굴이 발견됐고 1975년 3월 강원도 철원에서 제2땅굴, 1978년 10월 판문점에서 제3땅굴,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제4땅굴이 발견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북한 귀순자로부터 남침용 땅굴에 대한 22건의 첩보를 입수해 14곳에 대한 탐사작업을 벌였으나 추가적인 땅굴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도 북한의 대남 땅굴이 더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5차례 땅굴 탐사작업을 벌였지만 땅굴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매년 육군에서 병사들을 차출해 DMZ에서 땅굴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군방부는 “전방의 일반전초(GOP)를 통과하는 땅굴을 100% 탐지한다는 신념으로 작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 합참의장은 북한이 20여개를 팠다고 추정하지만 비무장지대 선상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장거리로 후방까지 올 수 있는 땅굴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정말 북한군 땅굴 침투 가능성은 희박한건가?
실제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북한의 대남 땅굴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팠던 땅굴이며 비무장지대 선상에서 멈춰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지금 현재 북한은 장거리 땅굴을 팔 역량도 없으며 과거에는 땅굴을 이용한 침투가 치명적이고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었지만 현대전에서는 게릴라전말고 큰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땅굴은 엄청난 인력과 경제력이 필요한 대규모 공사입니다.
땅굴의 거리가 길어질수록, 굴착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지금 식량난도 해결하지 못하고 오로지 비대칭무기에 힘을 쏟고 있는 북한이 땅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능성은 너무 희박합니다. 게다가 북한이 그렇게 장거리 땅굴을 팔 수 있는 기술력이 존재하는지도 사실 의문입니다. 그리고 휴전선에서 서울까지만 해도 임진강, 북한강, 한강이 버티고 있는데 북한은 대동강 하저에 지하철 공사를 하다 실패해서 평양 지하철은 대동강 이북으로만 다니고 있습니다.
만약 기적적으로 북한이 서울까지 땅굴을 파는데 성공했다고 쳐도 땅굴만 판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1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소비하는 산소량이 40g입니다. 만약 가능한 가장 빠른 속도로 뛴다면 저 10배 인 400g로 북한군 1명 당 1시간에 약 2kg의 공기를 소비합니다.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60km를 완전무장한 북한 군인이 행군을 한다면 엄청난 산소가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숫자의 환풍기가 필요합니다.
북한 땅굴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는 북한이 70년대에 스위스에서 TBM(터널 굴착기) 300대를 수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TBM은 땅굴을 한 번에 뚫기 위해 땅굴만큼의 직경으로 크게 만들어버린 초대형 드릴머신으로 상당히 고가입니다. 작은 직경 8m짜리만 해도 200억이 넘는데 300대를 도입하려면 6조원입니다. 만약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TBM 본체의 경우 후속장비만 120M가 넘어 미국 감시장비에 무조건 노출됐어야 정상입니다.
2014년 석촌호수에서 싱크홀 동공이 발견되었을 때도 북한이 뚫은 남침 땅굴이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싱크홀의 원인은 무리한 지하철 공사와, 지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은 고층 건물 건설, 노후화된 상하수도가 원인이라고 입증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북한 땅굴이 들키지 않고 서울 도심에 들어오려면 서울 지하 곳곳에 매설되어 있는 전선이나 상하수도관, 가스관 등을 피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리 없습니다.
모든걸 양보해서 북한이 실제로 땅굴을 팠다면 왜 북한이 90년대에 무장공비를 잠수함으로 침투시켰을까요. 그리고 만약 전시에 그 땅굴을 사용하다가 발각되면 오히려 폭격 한 방에 북한군은 큰 피해를 입게 되고 보급로가 차단됩니다. 또한 북한처럼 몰래 파는 땅굴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파는 터널도 세계 최장 길이가 57km에 불과합니다. 결론은 땅굴 걱정을 할 시간에 차라리 잠수함을 통한 침투를 걱정하는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은 남침 땅굴이 아닌 전쟁을 대비해 지하갱도를 건설하기도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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