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차들이 통나무를 매달고 다니는 이유
러시아의 기갑차량들을 보면 차체 후방이나 양옆에 튼실한 통나무를 달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기갑차량들은 왜 통나무를 달고 다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의 진흙탕은 매우 악명높기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 라스푸티차라고 불리는 러시아 일대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이 있습니다. 10월 초의 가을 장마철과 3월 말의 해빙기에 토양이 뻘로 변해 통행이 정말 힘든 시기가 있습니다.
▲기동 훈련중 라스푸티차 진흙탕에 빠진 러시아 T-90 전차
겨울에 접어들면서 눈 대신 내리는 비로 땅이 젖으면서 한 번, 겨울이 지나간 뒤 토양이 녹으면서 또 한 번 발생하며 이후 더 추워져서 땅이 얼어붙거나, 도로 따뜻해져서 토양이 마를 때까지 이어집니다. 그냥 흙이 좀 젖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진창이니 도로를 잘 정비한 곳이 아니면 자동차는 사실상 비포장도로를 달릴 방법이 없습니다. 당연히 전차마저도 통행에 애로사항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라스푸티차에 빠진 독부전선의 독일 4호 전차
라스푸티차 현상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바로 독일과 소련의 독소전쟁입니다. 모스크바 공방전이 벌어질 즈음에 라스푸티차로 길이 모두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면서 독일군은 공세 시기를 놓치면서 심하게 애를 먹었습니다. 라스푸티차는 저 악명 높은 동장군과 함께 소련이 독일에 공세로 부터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서방 측 전쟁사에서 동장군이나 라스푸티차가 독일군을 저지한 원동력이라는 식으로 기술하지만 현재도 땅을 파면 많은 소련군 장비들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인들에게는 라스푸티차가 익숙했으니 대처나 대비도 빨랐을 수 밖에 없던터라 이런 걸 생전 처음 겪은 독일군에 비하면, 어디까지나 비하면 나은 편이었고 독일군에게는 정말로 지옥이였을 것입니다.
그 이후 러시아는 이런 라스푸티차에 너무 시달리다가 방법을 찾았는데 바로 통나무였습니다. 이 통나무를 이용해서 진흙탕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러시아 본토가 아닌 다른 곳에서 운용되는 전차들은 통나무를 뺴고 다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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