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네 실시간 이슈

 

2010년 3월 강릉에서 두대의 F-5가 이륙 후 산 정상 부근에 충돌한 사건이 있습니다. 문제는 사고원인이 제대로 파악되지도 않았는데 신문기사에는 '수명을 다하였다' 또는 '노후되었다'가 들어갑니다. 물론 F-5가 도입된 것이 1970년대, 1980년대이고 벌써 사용한 기간이 3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전투기의 수명은 도대체 얼마나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현재 공군의 주력기인 F-15K와 F-16C, KF-16C/D, F-16D 전투기 설계수명은 대략 8000시간입니다. 1960∼70년대 도입된 F-4E, F-4E(MIMEX), RF-4C, F-5E/F의 수명은 4000시간이 기본입니다. 이는 전투기 개발 시 제작사가 검증한 설계수명입니다. 하지만 전투기의 실제 운영환경과 기골보강 작업 등을 통해 설계수명을 변경한 사용수명은 배로 늘어나게 되며 이에 따라 통상 전투기 수명은 8000시간을 기준으로 잡고있습니다.

 

 

77년 도입된 F-4E ‘팬텀’은 생산 당시 설계수명이 4000시간이었습니다. 74년부터 83년까지 미 공군이 모든 팬텀의 항공기 동체와 날개 등 18개 부위를 손보는 항공기 기골보강 프로그램을 실시, 수명을 8000시간으로 늘리자 이에 자극받은 우리 공군도 75년부터 89년까지 동일한 수명 연장 사업을 펼쳤습니다.

 

 

이후 2003년에는 F-4E 전투기의 수명을 9600시간으로 늘려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F-4E를 40년 이상 운용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조종사뿐 아니라 정비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 가능했던 일입니다. F-4 전투기 계열 가운데 무장을 달지 않는 RF-4C 정찰기는 이보다 긴 1만200시간을 사용수명으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듯 곧잘 추락사고의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1974년부터 80년까지 160대가 도입된 F-5E/F의 수명은 4000시간이었습니다. 공군 조종사들이 F-5E/F를 연간 170시간 정도 탄다고 가정할 때 설계수명은 채 25년을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 공군의 정책결정으로 사용수명은 31년으로 변경됐고, 2003년 주요 기골보강 후에는 최종 수명이 38년으로 늘었습니다. 기골보강을 통해 획기적으로 수명이 증대된 기종은 다름 아닌 F-16D 모델입니다. 2008년 기골보강 결정이 내려진 뒤 2011년부터 작업이 진행 중인데 수명이 기존 8000시간에서 1만4000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폭격기의 조상이라고도 불리는 미국의 B-52의 경우는 1955년에 양산 1호기가 출고하면서 작전배치된 이래 현재까지 미공군은 7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평균 기령도 50여년입니다. 향후 이 폭격기는 앞으로 2040년까지 사용한다고 하니 어쩌면 일부 B-52 폭격기는 90년을 운용할수도있습니다.

 

그리고 A-10은 1973년에 실전 배치를 시작하고 운영중이다가 한때 완전 도태를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SLEP(Service Life Extension Program) 이라고하는 수명연장 사업을 통해 내부를 개조하고 전자장비를 현대화하며, A-10의 결정적 수명이 존재하는 날개를 아예 새로운 것으로 교체를 하고는 2023년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미국은 이라크전을 치르면서 A-10의 가치가 재 조명되면서 F-16, F-15E 등이 대신할 줄 알았던 공격임무가 A-10이 최적임을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미국 공군이 최강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확보 대수 부족으로 인해 실전 배치된 지 40년이 넘는 주력전투기 F-15 이글(Eagle) 기종을 오는 2040년대까지 사용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리처드 아불라피아는 F-15기는 전천후 전투기와 타격기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십년간은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으며 보잉사는 F-15의 연간 평균 비행시간이 300시간인 점을 고려해 수행한 시험 결과 C 기종은 1만8천 시간으로 배나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기존 수명이 8000 시간인 E 기종은 3만2천 시간으로 4배나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도 최신 기종인 F-15K는 조종사들이 1년에 대당 250∼270시간 정도 비행하지만 F-5E/F와 같은 노후 전투기는 170시간 정도 운행하는 것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최신 기종의 수명이 길다 보니 비행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이들도 설계수명이 한계에 다다르면 기골보강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