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 혹한기 훈련보다 두려워하는 제설작업
군인에게 겨울은 정말 가장 힘든 계절입니다. 추운 겨울 수많은 훈련들과 야간 경계근무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제설작업이라는 군대 빅 이벤트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70% 이상의 군 부대가 전방과 최전방에 편성되어 있고 당연히 전방으로 가면 갈수록 날씨가 춥기때문에 전방 부대는 눈이 많이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설작업의 목적은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특성상 폭설 속에도 보급로와 작전로를 확보해야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을 대비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특히 GOP와 같은 최전방 전선에 근무하는 인원들은 적설량이 과해질 경우 산 정상에서 고립될 수 있습니다. 눈에 의해 보급로가 차단되면 전방의 인원들은 비상식량들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대내에 눈이 쌓이면 초병근무자 및 순찰자들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시야각은 물론 근무자들의 이동에도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제설작업은 꼭 필요하며 중요합니다. 만약 훈련 중이라도 제설도 엄연히 작전에 포함되기 때문에 훈련과 제설을 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제설작업을 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작업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기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비라도 오거나 밤사이 눈이 얼어버리면 난이도는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제빙작업을 하기 싫으면 눈이 얼기전에 제설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아!아! 행정반에서 알려드립니다.
금일 폭설로 인하여 부대 전원 조기 기상합니다.
점호 집합 시 제설복장을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새벽에 눈이 내리면 제설작업을 위해 조기 기상을 해야됩니다. 새벽에 당직사관의 목소리가 들려오게 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두 조기 기상해서 목토시와 귀도리, 장갑 등 모든 동계물품을 준비하고 눈과의 전쟁을 하기위해 나가야 됩니다. 처음 눈을 볼 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정말 막막하지만 간부들과 고참들이 자연스럽게 조를 정해서 나누어 줍니다.
전방에선 넉가래의 힘찬 눈밀기! 중간에선 밀린 눈을 퍼서 옆으로 치우는 눈삽조! 후방에선 나머지 남은 눈을 옆으로 치우는 빗자루조로 나누어져 제설작업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제설작업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는데 쓸어도 쓸어도 뒤를 돌아보면 다시 눈이 쌓여있는 신기한 경험하게 됩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것이 무한반복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눈이 내리는데 눈을 치우는 기분은 마치 사막에서 모래 퍼내는 기분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평범한 눈일경우이며 폭설이 될 경우 바다에서 바닷물 퍼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국군의 제설 인증샷 물론 합성
이쯤되면 문득 '북한군은 제설작업을 하면서 쳐들어오는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전투진지에 대한 제설작업이 어느 정도 되면 대민지원에 나서기도 합니다. 특히 강원도는 폭설이 내리면 시급히 도로를 개통하지 않으면 겨울 내내 발이 묶이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에 제설작업 만렙을 찍은 군인들은 폭설로 피해를 입은 그곳에서 내 부모, 형제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으로 열심히 제설작업을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추운 칼바람과 싸우고 있는 군인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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